
55화 귀환(歸還)
“다들 이쪽으로 모이거라!”
극군이 방의 한 가운데를 가리키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크흐흡! 그래도...주인! 헤어지기 전에 술이라도 한잔 나눠야...”
“그럴 필요 없다. 더 아쉴울 뿐. 지금 바로 돌아간다!”
“크흐흑! 스승님!”
“주인님, 어르신도 헤어지기 싫으실 거에요.. 어르신의 마음도 헤아려 드려야죠..”
일랑이 오체투지하고 있는 묘월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때 위평이 극군에게 물었다.
“어르신, 다시 만날 수는 있는 겁니까?”
“좀전에 말하지 않았느냐. 본좌가 너희를 만나는 순간... 중원은 쑥대밭이 된다.”
“.......”
“다들 어서 채비 하거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 뿐이다. 등선에 이끌리는 힘과 마황의 권능을 합쳐 이뤄내는 것이니 딱 한번 밖에 쓸 수 없다”
그때 청룡이 조심스래 나서며 극군에게 말했다.
“이보게, 할 말이 있는데..”
“뭔가, 말해 보게”
“나도 같이 보내 주면 안되겠는가?”
“자네도? 이유가 뭔가?”
“이곳 마계가 너무 지겨워졌네.. 특히 사방팔방 얼음만 있는 이곳은 더더욱.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네.”
“.....”
“이곳에 강제로 남게된 자네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이렇게 부탁함세! 솔직히 말해서 자네의 제자가 지금까지 오게된 것도 인간계에 남겨둔 나의 내단 덕분 아니었던가?”
“좋네. 대신 한가지 조건이 있네.”
“그..그게 뭔가? 어서 말하게!”
“항상 제자의 곁에 있으면서 도와주게.”
“하핫! 난 또 뭐라고! 자네 제자는 나의 내단을 취한 사람이니 내 전인과도 마찬가지 일세! 그건 당연하지! 걱정말게, 자네를 대신해 제자를 돌봐 주겠네!”
“고맙네!”
극군은 그나마 안심이라는 표정으로 청룡의 손을 맞잡았다.
청룡은 그야말로 수천년을 살아온 전설의 영물이니, 묘월의 곁에서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방해될리는 없었다.
“그럼, 시작하겠다!”
스릉!
극군은 기괴진에서 제자가 자신을 위해 찾아준 검을 세우고 눈을 감았다.
스아아악!
극군의 발 밑에서 검은 줄기가 뿌리처럼 뻗어 나오더니 원형을 그리며 알아 볼 수 없는 문자와 그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극군을 중심으로 거대한 원과 문자들이 빙글빙글 돌며 방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웅웅웅웅! 덜덜덜덜!!
파앗!
그때 눈을 뜬 극군의 눈에서 검은 안광이 불처럼 솟아 오르며 들고 있던 검을 허공에 그어 내리기 시작했다.
찌지지지지직!
허공이 갈라지며 칠흙같이 어두운 공간이 나타났다.
“어서, 이곳으로 들어가라! 시간이 없다!”
맹렬히 돌아가는 원형 무늬와 문자들, 그리고 극군의 안광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렬히 들었다.
“전대 천마 극군! 감사하네!”
방여의가 먼저 포권 한 후 뛰어 들어갔다.
“어르신 보중 하십시요!”
“어르신...! 감사했어요!”
위평과 일랑도 뛰어들어 가고,
“언젠가 다시 볼 기회가 있을걸세, 그럼.”
청룡도 들어가자 뒤이어 마금원도 마지막으로 인사를 했다.
“크흡! 주인!...잘 있으시게!. 크흐흡!”
눈물을 머금고 마금원도 입구로 들어가자 마지막으로 남은 묘월이 포권하며 말했다.
“스승님, 지금 이렇게 가지만.. 저도 스승님처럼 강해져서 반드시 스승님을 만나러 돌아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만수무강 하십시요!”
“오냐! 그렇게 된다면 어디 시원하게 겨뤄 보자꾸나!....... 잘 지내거라, 묘월아!”
“....스승님!”
그렇게 마지막 스승의 모습을 눈에 담고 묘월까지 들어가자, 공간이 닫히며 방안이 진정되었다.
슈아아아아아아...
빈방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극군이 말했다.
“진짜 이별이군...”
이제부터 마황으로 살아가야하는 극군이었다.
*
*
*
*
꾸벅,꾸벅
금지의 한 구석에서 새로운 곤륜의 장문인인 서도강에게 금지를 감시하고 있으라는 명을 받고 어린 곤륜의 제자 하나가 손에 먹다가 만 주먹밥을 들고 졸고 있었다.
찌지지지지직!
푸화화확!
금지의 석주가 있던 자리 바로 앞 공간이 찢어지며 시커먼 공간이 나타났다.
“으으윽! 뭐...뭐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린 제자가 벌떡 일어나며 보니 허공의 찢어진 공간에서 엄청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이게..!!”
그때 그 공간에서 한 인영이 튀어 나왔다.
“푸하!! 크하하하하!! 드디어 돌아 왔구나!! 크하하하하!!”
방여의가 긴 숨을 내 뱉으며 갑자기 마계로 끌려 갔었던 장소로 돌아와 기쁨의 포효를 하고 있었다.
타탁! 타탁!
뒤이어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어서 튀어 나왔다.
“하아! 드디어 돌아왔네요!”
일랑이 중원의 따뜻한 공기를 들이 마시며 말했다.
타탁!
마지막으로 묘월까지 나오자, 찢어진 공간은 금세 사라져 버렸다.
슈아아악! 파팟!
“흠!! 이곳은 어디지? 뭔가 익숙한 기운이 넘치는 것이...”
“어르신! 여기는 곤륜산이에요!”
청룡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하자, 일랑이 말해 주었다.
“오! 곤륜! 그래서 선기가 가득했구나!”
청룡이 반가워 하며 말하고 있는데, 어린 도사가 다가오며 물었다.
“호..혹시!!??”
위평이 어린도사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너는 아진이 아니더냐! 이리 오거라! 이 대사형도 못알아 보는것이냐!”
“대사형!”
어린도사가 위평에게 안기며 울었다
“흐어어엉! 대사형!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그래, 다행히 돌아올 수 있었다! 장문인은 어디 계시는 것이냐?”
“지금 본관에 계세요! 제가 얼른 모셔 올게요!”
그러자 묘월이 나서며 말했다.
“그러지 말고 우리가 가면 되지. 장문인을 오라가라 하면 되겠느냐?”
“하하! 그러면 얼른 가시죠!”
일행들은 어린 곤륜의 도사를 앞장 세우고 곤륜의 전각이 있는 본관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이 금지를 떠나자 비석에 박혀있던 봉인된 마계의 구슬이 다시 돌로 변하는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잠시 후,
곤륜의 본관에 들어온 일행들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누군가 달려 왔다.
슈아아아! 쿠쿵!
“위평아!!”
“스승님!!!”
곤륜제일검 서도강이 제자와 일행들의 기운을 느끼고 달려나온 것이었다.
“무사했구나! 다행이다!”
“스승님!! 흐흑! 정말 오래간 만입니다! 곤륜과 스승님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이냐? 고작 이틀만에 보는 것인데. 이틀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예? 이...이틀 이라니요? 저는 삼년만에 돌아오는 것인데...”
“삼년??”
묘월이 서도강에게 말했다.
“장문인, 오래간만입니다. 자세한 얘기는 천천히 말씀드릴 것이니 들어가 이야기 나누시지요.”
“그..그러세! 아참! 이렇게 다들 돌아 왔으니 정도맹에도 얼른 다시 알려야겠네! 얼마 가지 않았을게야!”
돌아온 일행들은 자신들이 마계에서 보낸 긴 시간들이 이곳에서는 고작 이틀이란 시간 이었다는 것에 다들 충격을 받았다.
“크흐흡!...이틀이라...”
특히 방여의가 제일 황당해 하는것 같았다.
“크아아아아! 이틀만에 삼년이 늙어 버리다니!! 이런 젠장할!”
일행들은 충격을 뒤로하고 전각 안으로 들어가 서도강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그런일이! 삼년이라...”
묘월은 서도강에게 자신의 스승이 마황이 되었다는 사실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애초에 극군에 존재도 몰랐었고 말이다.
“그나마 천운으로 마황을 소멸시킬 수 있어 마궁이 마황의 부활을 노리는 것을 무산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거 참 좋은 소식이군! 그럼 마궁은 이제 사라지게 되는것인가?”
“그렇진 않을 겁니다. 원래는 마황이라는 존재를 부활 시키고 그의 수하가 되어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 제일 큰 목적이었는데, 그렇게 될 수 없으니 분명히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해 다른 악독한 짓을 더 은밀하게 꾸밀것이 분명합니다.”
그때 청룡이 조용히 거들며 말했다.
“그 마궁주라는 놈이 불멸의 존재가 되려면 아마 신선한 인간의 피가 엄청나게 필요할 것이다. 아마 중원의 인간 절반이 죽어 나갈지도..마황의 권능에 기대어 쉽게 불멸의 존재가 되려 했지만 그 가능성이 없어졌으니 더 독하게 일을 꾸밀 것이다.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니 그야말로 참혹한 일이 벌어지겠지”
서도강이 묘월에게 조심스래 말했다.
“누구??”
“아, 이번에 마계에서 알게된 분이십니다. 일종에...선인(仙人)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묘월은 청룡을 영물인 용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 혼란스러울까봐 그냥 선인이라고 말했다.
“아...그렇군. 반갑소이다! 서도강이라고 합니다”
“청룡이오”
“청룡...”
묘월이 심각한 표정으로 한가지 사실을 더 말했다.
“한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마궁주 나탐은 사천당가의 전투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생명이 위급해 이혼대법을 펼쳐 현재 독고준의 몸에 들어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그런!!?”
“예,독고준은 현경의 고수였으니 나탐도 그 능력을 그대로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마궁을 상대하기 더 어려워졌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하아...산넘어 산이군..”
“우선 마궁의 소재를 알아내는 것이 제일 급선무이니, 장문인께서는 정도맹에 이 사실을 빨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알겠네, 바로 연통을 넣겠네!”
“그리고...저희는 내일 바로 천산으로 떠나겠습니다!”
“내일? 삼년만에 돌아왔는데 좀더 쉬었다 가질 않고...”
“신교가 혼란스러우니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 정비를 해야 합니다.”
“흠...알겠네. 시장할텐데 식사를 준비하도록 하겠네”
“크흐흡! 드디어 뜨끈뜨끈한 국물을 먹을 수 있겠구만! 크흐흐흡!”
마금원과 일행들은 추운 마계에서 입맛에 맞지 않는 차가운 음식들만 먹다가 오래간만의 중원의 음식에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우와! 기대되요!!”
일랑의 외침에 서도강이 눈이 동그래졌다.
“저 처자는 원래 말을 못하지 않았던가??”
묘월이 웃으며 말했다.
“예, 이번에 마계에서 말문이 트였지요. 하하!”
“하하하! 알겠네, 시장할텐데 얼른 준비하도록 하겠네!”
“예, 감사합니다. 장문인!”
서도강이 식사를 준비하러 나간 사이 일행들은 잠시 쉬며 열심히 재건 중인 곤륜을 구경하고 있었다.
할짝할짝!!
“크흐흡! 이녀석! 오래간만이구나! 잘 있었느냐?”
곤륜에 두고간 갑견이 어느새 달려나와 마금원을 반갑게 핥고 있었다.
“응?”
청룡이 그 모습을 보고 다가와 마금원에게 말했다.
“그거...해태가 아니더냐?”
“크흐흡! 이놈은 내가 기괴진에서 키우던 놈이다. 관심꺼라!”
“하! 그게 뭔지 알고나 하는 소리냐?”
청룡이 어이가 없어하자 마금원이 말했다.
“나도 안다. 해태. 크흐흡!”
“그건 봉인된 영물이 아니더냐. 해태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선계에 있어야할 영물이 여기에 왜..”
“크흐흡! 신경쓰지 말래도!”
그때 마금원의 품에서 나와 청룡에게 다가와 안기는 갑견이 이번엔 청룡을 핥기 시작했다.
할짝할짝!
그것을 멀리서 지켜보던 위평이 말했다.
“저 녀석을 여전 하구만.. 나를 핥지만 않으면 뭐..”
청룡이 갑견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래동안 봉인되어 있었구나. 이제 자유롭게 살거라!”
청룡이 갑견의 머리에 손을 얹히며 눈을 감자
손에서 영롱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갑견을 감싸기 시작했다.
“크흐흡! 이런!”
마금원이 청룡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스러워 할때 갑견을 감싼 빛이 점점 커지더니 전각만한 크기까지 커지기 시작했다.
슈아아아아! 번쩍!
한차례 빛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아지더니 수그러들며 거대한 형체가 나타났다.
무시무시한 이빨의 호랑이가 거북이 등껍질을 하고 있는 형태였다.
꼬리는 뱀의 모습을 하고 있어 쉭쉭거리며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좀전까지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던 갑견은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거대한 모습의 영물이 나타나자 주변에 있던 곤륜이 도사들과 일행들은 전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위평은 충격이 컸다.
“이..이런!!”
청룡은 그런 갑견을 보며 말했다.
“이제 선계로 돌아갈 것이냐?”
[돌아가지 않는다]
놀랍게도 갑견은 어기전성과 같은 말을 할수 있었다.
“그럼 어찌할 것이냐”
[내 운명은 여기에 있다]
“여기?”
[그렇다. 나는 이곳, 곤륜산의 수호신이 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운명이다]
“수호신이라...어울리는군.. 곤륜에겐 축복이겠어.”
[고맙다. 봉인을 풀어줘서]
“별말을, 어떻게 인간계에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수호신이 되거라!”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더냐]
“그렇지.. 나도 어찌보면 그런샘이지.”
쿵쿵!
갑견이 거대한 몸을 움직여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 이름은 갑견, 곤륜과 운명을 같이 할 것이니 잘 부탁한다]
어느새 모여든 곤륜의 도사들이 영롱한 기운을 내뿜는 영물의 다짐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우와와아아아아아아!”
“하늘이 오리를 도우신다!!”
“영물이 우리편 이라니!!”
그렇게 갑견은 곤륜의 수호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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