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마계(魔界)의 틈(闖)
어느정도 습격받은 점창파가 정리되고 묘월은 맹주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점창파의 의약전으로 찾아갔다.
점창파의 의약전은 거대한 대밀림에서 나는 다양한 약재들로 가득차 있었고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듯 여러가지 실험 도구들도 많이 보였다.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침실도 깨끗하게 잘 갖춰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제일 크고 고급스러운 침실에 정도맹주 청우자가 온몸에 침을 고슴도치처럼 꽂은채 누워있었다.
청우자를 보살피고있는 점창파의 의도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맹주님 상태는 어떠십니까?”
“크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십니다. 약간의 선천지기가 고독 때문에 손상되긴 했지만, 워낙에 강골이신지라 몇일만 요양하시면 금방 털고 일어나실겁니다.”
“다행이군요”
“으으음....”
청우자는 묘월의 목소리가 들리자 잠에서 깨어났는지 눈을 뜨고 일어나려 했다.
“맹주님, 그대로 누워 계시지요. 당분간 몸을 추스르셔야 합니다.”
청우자는 자신의 몸에 빼곡히 박혀있는 침들을 보더니 다시 누우며 말했다.
“이런.. 교주께 못난 모습만 보이는구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하아...정도맹의 맹주나 되는 사람이 고독에 중독되어 이지를 잃고 머나먼 운남까지 달려와 교주를 죽이려 했다니,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허어...”
“고독에 중독되면 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됐을 겁니다. 불가항력이었습니다”
“나에게 고독을 중독 시킨건 화산의 노로자였소. 그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마도 제갈군사가 노로자에 대해 특별히 조치하지 않았겠습니까? 고독에 중독된 맹주님을 저에게 보낸것도 바로 제갈군사입니다. 제가 맹주님을 고독에서 구해 줄거라 믿었기 때문이죠”
“허어...군사가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했구려”
“저희 군사와 제갈군사가 제법 협력을 잘 해나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곳 운남에서 실종자를 찾으면서 마궁 본진의 소재를 알아내었습니다”
“!!!...그게 어디입니까?”
“바로 우리 신교의 코앞에 있었습니다. 혹, 기괴진을 아십니까?”
“기괴진..알고 말고요. 초대 천마가 만든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술법진이 아닙니까?”
“맞습니다. 신강과 청해의 경계인 귀혈곡에 걸쳐있는 술법진입니다. 마궁은 그곳에 있습니다”
“그런곳에 숨어 있으니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것이군요. 이제 마궁의 소재를 알아 내었으니 앞으로 어쩌실 작정입니까?”
“일단 신교로 돌아가 군사와 작전을 논의해 봐야 할것 같습니다. 저들이 기괴진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섣불리 쳐들어가거나 끌어낼수 없는 상황입니다.”
“알겠습니다. 저도 맹으로 돌아가 제갈군사와 함께 교주를 도울 방법을 찾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맹주님. 저희는 내일 신교로 출발할 생각입니다. 맹주님은 이곳에서 좀더 몸을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아닙니다. 우리 정도맹도 한시가 부족한 상황이니 저도 내일 교주가 떠나실때 자리를 털고 일어날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몸조리 잘하시고 내일 떠나기 전에 뵙도록 하지요”
“살펴가세요 교주!”
다음날 묘월과 일행들은 신교로 복귀하기 위해 아침일찍 연무장에 모였다.
“크흐흡! 드디어 돌아가는 구만. 크흐흡!”
“그러게요, 집떠나면 고생이라더니 그말이 딱 맞는거 같아요!”
“크흐흡! 일랑 너도 이제 신교가 집처럼 느껴지는가 보구나”
“주인님의 집이 제 집이니까 그렇죠! 호호!”
묘며의가 두 사람의 말을 듣고 귀현에게 말했다.
“혈검가주, 우리는 얼마만에 돌아가는거요?”
“저는 얼마 되진 않았지만.. 묘가주님은 한참 되셨지요. 혈귀대주와 함께 전귀방을 접수하러 나가신 후 이제 돌아가시는 것이 아닙니까?”
“허어...전귀방은 까맣게 잊고 있었구려. 그들도 어서 접수해야 하는데..”
“상황이 괜찮아지면 저와 함께 가시죠”
“호오...혈검가주가 같이?”
“예, 이번에 여러 경험을 겪으면서 자주 밖으로 나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졌습니다. 신교 안에만 있으면 재미가 없어서요”
“좋습니다. 같이 가시지요. 교주님께는 제가 잘 말씀드려 보지요!”
그 모습을 보며 마금원이 일랑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크흐흡, 저 두사람이 같이 고생좀 하더니 친해졌나 보군. 크흡!”
“그러게요, 보기 좋네요!”
삐이이익!
묘월이 내공을 실어 휘파람을 불자 멀리서 그 소리를 듣고 날아오는 괴조 돌후막토가 보였다.
크롸롸롸롸!
돌후막토는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점창파의 연무장에 내려 앉았다.
그때 청우자와 점창의 장문인 강록수가 묘월 일행을 마중 나왔다.
“교주, 이번일로 정도맹은 신교에게 큰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돌아가셔서 군사에게 연락을 주시면 정도맹은 신교와 함께 분골쇄신할 준비를 할것입니다.”
“말씀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맹주님!”
뒤이어 강록수가 묘월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저도 이번에 신교 교주님의 엄청난 무위와 활약을 볼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우리 점창파도 정도맹의 일원으로 이번 신교와 마궁의 전쟁에 물심양면으로 돕겠습니다!”
“다들 이렇게 환송해주시니 감읍할 따름입니다. 그럼 다음 기회에 또 뵙도록 하지요!”
크롸롸롸롸!!
묘월과 신교의 일행들이 모두 돌후막토의 등에 오르자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거의 스무명의 인원을 등에 태우고도 남을만큼 돌후막토는 거대했다.
“크흐흡! 드디어 가는구나!”
그렇게 서북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아침 햇살과 함께 돌후막토가 날아갔다.
* * * *
콰앙!
나탐은 수하의 보고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의자를 내리쳐 부숴버리고 말았다.
“뭐하나 제대로 된 일이 없질 않느냐! 술법진은 모두 발각되어 토벌당하고, 운남에 교주가 나타나 모두 당했다고? 그리고 맹주를 겨우 고독에 중독시켜서 교주를 죽이러 보냈더니...뭐? 맹주가 해독되? 천강시가 다 죽어?? 이런 병신같은 것들이!”
쿠콰콰쾅!
나탐은 자신에게 보고한 술법사에게 장력을 날려 죽여버린 후 두 눈에서 분노의 혈광을 줄기줄기 내뿜으며 바닥에 엎드려 벌벌 떨고있는 술법사들과 마병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천강시를 완성하는데 모든 힘을 집중한다. 천강시가 완성 되는데로 이곳의 모든 마물과 전력을 이끌고 신교로 쳐들어간다! 알겠느냐!”
“지엄한 명을 받듭니다 궁주님!”
“대술사는 들어라!”
“예! 궁주님!”
“천강시가 완성되는 동안 너는 은신술이 뛰어난 술법사를 중심으로 최대한 중원에 고독을 많이 뿌려 혼란스럽게 만들어라! 그나마 운남에서 채취한 고독이라도 건졌으니 그것이라도 최대한 활용해야 할것이야!”
“알겠습니다!”
으드득!
나탐은 이를 갈며 묘월을 떠올렸다.
“버러지 같은 것이 꽤나 귀찮은 존재가 되었구나! 안그래도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존재인데 엄청난 무위까지... 그렇다면 나도 그냥 가만히 있을순 없지. 거기까지는 손대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수 없겠군.... 여봐라!”
술법사 한명이 부리나케 나탐의 명에 달려왔다.
“그곳으로 들어가야겠다.”
“헉! 궁주님...하지만 아직 그곳은 불안정합니다. 자칫 궁주님이 차원의 중간에 갇히실 수도 있습니다!”
“흥! 나를 뭘로 보고! 수백년간 술법사로 살아온 나다! 그곳의 통제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러니 준비 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히 칠주야 후에 들어갈것이다. 그때까지 차질없게 준비하도록!”
“예, 궁주님!”
명을 받은 술법사는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크흐흐흐! 그곳의 힘을 얻으면 신교의 교주 따위는 손짓 하나로 날려버릴수 있을것이다. 크흐흐흐!”
나탐은 자신의 비장의 한수를 생각하며 미소지었다.
* * * *
묘월이 운남에서 날아오른지 삼일 후 신강의 천산이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천산이다!”
돌후막토의 등에 타고있는 혈귀대 무사 하나가 천산을 보고 외쳤다.
“도착했군.”
묘월도 멀리 천산을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한식경을 날아 천산의 신교의 본단 상공에 이르자 수많은 교인들과 수뇌부들이 묘월을 마중나왔다.
크롸롸롸!! 펄럭! 펄럭!
거대한 돌후막토가 신교의 대연무장에 착지하고 묘월이 등에서 내리자 마중나온 교도들과 수뇌부들이 묘월에게 일제히 예를 갖추었다.
“천마천세 천천세! 만마앙복! 교주님을 뵈옵니다!”
“천마천세 천천세! 만마앙복! 교주님을 뵈옵니다!”
그런 교인들을 둘러본 묘월은 위엄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실종되었던 가주들과 호법 및 혈귀대원들은 보다시피 무사히 귀환하게 되었다. 다들 고생한 이들에게 환대해 주도록!”
“우와아아아아!”
교인들은 두 가주와 호법들, 그리고 혈귀대까지 무사히 귀환하여 다들 기뻐하였다.
마궁과의 전쟁을 앞두고 혹여나 큰 전력손실이 있을까 다들 걱정했던 것이 모두 해소된것이었다.
“운남에서 또다시 마궁의 계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제부터 우리는 마궁을 지워버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려 한다. 지금까지는 수세였지만 내일부터는 공세 바뀔것이니 마궁에게 복수할 기회가 머지 않았다!”
“우와아아아아!”
“교주인 내가 가장 먼저 앞장서 적들의 목을 쳐낼것이니 그대들은 내 뒤를따라 적들을 남김없이 베어버리도록 하라!”
“천마천세 천천세! 만마앙복!”
“천마천세 천천세! 만마앙복!”
묘월은 그렇게 교인들에게 복귀연설을 마치고 연무장 한쪽에 모여있는 수뇌부들에게 다가갔다.
“교주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원로원주 사마세기가 수뇌부를 대표해 묘월에게 인사했다.
“별말씀을요, 제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흘흘흘! 이번 실종사건으로 교주님에 대한 교인들의 신망이 더 두터워졌습니다 그려! 흘흘!”
독왕가주 독마 마라적이 흐믓한 모습으로 묘월에게 말했다.
“호호호! 우리 교주님이 좀더 성숙해진 느낌인데요? 남자 냄새가 물신 풍기는게 제가 닳아오르는 군요! 호호호!”
환마가주 송백련이 요염한 눈으로 혀를 핥으며 묘월을 바라 보았다.
“......”
송백련의 갑작스러운 도발에 묘월은 살짝 당황했지만 때마침 나선 청룡에 의해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길 수 있었다.
“교주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피곤하시겠지만, 따로 긴히 나눌 이야기가있으니 이곳을 정리하고 들어 가시지요”
“그럽시다”
교주복귀의 환영식을 마치고 교주전으로 자리를 옮겨 청룡과 마주했다.
“교주님, 운남에서 무사히 실종자 전원을 찾을 수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찾기전까지 얼마나 초조했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중요한 전력을 고스란히 다시 찾은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마궁이 고독을 이용해 우리 전력을 고스란히 손에 넣었으면...정말 큰일 날뻔 했습니다.”
“맞습니다. 헌데 고독을 해독하려면 해혈 후 마기로 태워버려야 하는데 정도맹의 무인들은 불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마기를 원천으로 삼고있는 천마신교는 고독을 태울때 마기를 운용하는 고수들이 수두룩하여 해독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정도맹의 무인들은 선기나 도교를 기반으로한 기운으로 내공을 삼고있어 고독을 태우기가 불가능한것이다.
“아, 그건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독왕가주님께 얻은 서책으로 좀더 연구하여 일반적인 내공으로도 고독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최소한 초절정 고수 이상만 되면 해독하기 쉬울겁니다.”
“호오! 그럼 정도맹에 알렸나요?”
“예, 제갈군사에게 바로 어제 서신을 보냈습니다. 내일쯤 서신을 받아 볼것입니다”
“잘됐군요!”
“하지만 교주님도 아시다시피 고독에 중독된 것을 알아 내려면 중독된 사람이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한 행동을 해야 의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중독 되었는지 아닌지 쉽게 구별할 수 없으니, 그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그렇군요. 우리는 단일 세력이니 철저히 통제와 감시를 하면 중독을 방지할 수 있지만.. 중원의 오대세가나 구파일방들은 스며든 고독을 어떻게 구분해낼지 걱정이군요”
“바로 그점입니다. 그래서 암고독과 숫고독의 연결방식에 대해 연구중입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오니 그것으로 중독자를 식별할 수 있을것입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군사”
“그리고 중요하게 말씀 드릴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이건 이론적인 것이지만... 잘하면 마계에 계신 교주님의 스승님, 극군과 연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벌떡!
“정말입니까?”
“예! 이론상이지만요”
“어찌하면 됩니까?”
“저 석주를 가지고 기괴진 안에 있는 마계의 틈에 가면 됩니다!”
“마계의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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